빗길 수막현상(Hydroplaning) 예방을 위한 타이어 트레드 확인법
서론: 빗물 위에 뜬 채 100km/h로 날아가는 아찔한 스케이트
장마철이나 국지성 호우가 내리는 고속도로, 앞차의 물안개를 뚫으며 시속 100km로 엑셀을 밟는데 갑자기 핸들이 깃털처럼 가벼워지고 헛도는 기괴한 감각을 느껴본 적 있으신가요?
심장이 쿵 하고 떨어지는 이 짧은 순간, 자동차는 잠시 지구가 당기는 중력과 아스팔트의 마찰력을 완전히 상실한 채 '수상 스키'를 타고 있었던 것입니다. 이것이 바로 비 오는 날 고속도로 대형 연쇄 추돌 사고의 99%를 차지하는 무서운 저승사자, 입니다.
타이어의 홈(트레드)이 많이 닳아 없어지면 물을 바깥으로 퍼내지 못해 생기는 이 수막현상. 타이어 교체 시기를 모른 채 빗길을 주행하는 행위가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는지, 그리고 1초 만에 100원짜리 동전 하나로 내 타이어의 생존력을 진단하는 신박한 방법을 철저히 분석해 드립니다.
본론 1: 타이어 홈(트레드)의 진짜 존재 이유 = 배수구 펌프
타이어 표면에 파여 있는 굵고 얇은 무수히 많은 세로줄과 가로줄 홈통들을 '트레드(Tread)'라고 부릅니다. 이 정체불명의 못생긴 홈들은 단순히 디자인의 영역이 아닙니다.
비가 와서 아스팔트에 물웅덩이가 1cm 이상 두껍게 고이면, 달리는 자동차 타이어 앞에는 댐처럼 물보라가 몰려듭니다.
이때 정상적인 깊은 홈을 가진 새 타이어는 초당 수십 리터의 물을 그 파여진 틈새 계곡 속으로 콸콸 빨아들인 뒤 타이어 양옆 바깥으로 쫙! 뿜어버립니다. (배수펌프 역할) 덕분에 타이어의 시커먼 고무 면은 바닥 아스팔트와 쫀쫀하게 계속 닿으면서 마찰력(접지력)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.
문제는 여러분이 4~5만 킬로미터를 타서 반들반들 대머리 깎듯 닳아버린(마모된) 타이어입니다.
물길(배수구)이 얕아져 버렸기 때문에 물을 퍼내지 못하고 그 고인 물웅덩이 표면 위로 타이어 전체가 입니다. 공중에 떠 있는 셈이니, 이때 급브레이크를 밟아도 차는 멈추지 않고, 핸들을 왼쪽으로 꺾어도 차는 관성대로 핑그르르 돌며 가드레일로 처박히게 됩니다. ABS건 VDC 첨단 전자장치건 다 무용지물 모래성이 됩니다.
본론 2: 집에서 5초 만에 체크하는 100원짜리 이순신 장군 마술
차를 안전하게 주차하신 뒤, 지갑에서 100원짜리 동전 하나를 꺼내 오십시오.
카센터에서 돈 주고 마모도 측정기(게이지)를 살 필요가 없는 1990년대부터 내려오는 전설의 판별법입니다.
판별 과정 (합격 vs 불합격)
- 100원 동전을 타이어 앞바퀴의
- 반드시 정상에 그려진 이순신 장군님의 "사모(모자)" 부분이 바닥을 향해 홈통 밑바닥으로 들어가게 꽂아야 합니다.
- 동전을 꽂아 옆에서 쳐다봤을 때, 장군님의 모자가 타이어 홈에 파묻혀 전혀 보이지 않거나 이마 끝부분만 살짝 보인다면 아직 배수성이 생생한 타이어입니다. (홈 깊이가 권장치인 3~5mm 이상 남아있음)
- 세로 홈에 꽂았는데, 장군님의 모자 전체(감투창 부분)가 밖으로 훤히 드러나서 다 보인다면? 타이어 배수 능력이 1.6mm 마모 한계선에 다다랐다는 뜻입니다. 내일 당장 비가 온다면 고속도로 근처에도 가선 안 되며 즉시 교체해야 합니다.
본론 3: 수막현상이 터졌을 때 목숨을 구하는 유일한 대처법
만약 타이어 교체 시기를 놓친 상태로 폭우 속 고속도로를 탔는데, 시속 90km에서 갑자기 핸들이 먹통이 되며 차가 기우뚱하고 떠오르는 게 느껴졌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?
절대 브레이크를 밟거나 핸들을 돌리지 마라!
-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본능적이고 치명적인 실수가 공포에 질려 브레이크 페달을 바닥까지 '풀 브레이킹'하거나, 쏠리는 반대 방향으로 핸들을 '확 꺾는' 행위입니다.
- 바퀴가 물에 떠서 공회전하는데 브레이크로 바퀴를 팍 잠가버리면, 그 찰나의 순간 다시 마른 아스팔트와 닿는 순간 엄청난 충격력의 마찰이 생기며 차가 피겨스케이팅 트리플 악셀 돌듯 360도로 회전(스핀)해 버립니다.
정답: "엑셀에서 조용히 발 떼고, ハンドル(핸들) 양손 꽉 잡아라"
- 차가 뜬 느낌이 드는 즉시, 가속 페달(엑셀)에서 스르륵 발을 떼서 엔진의 힘을 뺍니다(엔진브레이크 유도).
- 그리고 양손으로 스티어링 휠(핸들)을 10시 10분 자세로 일자(直)로 꽉! 부여잡고 차량이 속도가 줄면서 자연스럽게 다시 도로 바닥에 묵직하게 가라앉기를(접지) 기도하며 기다립니다.. 속도가 60~70km/h로 내려가는 몇 초 뒤, 무거웠던 핸들 감각이 쿵 돌아오면 당신은 살아남은 것입니다.
결론: 과속방지 카메라보다 더 무서워해야 할 빗길 감속 20%
비가 억수같이 오는 날, 1차로를 점령하며 쌩쌩 달리는 포르쉐나 벤츠를 보고 부러워하지 마십시오. 그들은 자신의 목숨줄인 타이어 배수 능력을 과신하며 러시안룰렛을 돌리는 자들에 불과합니다.
장마철 빗길에서는 아무리 새 타이어라 하더라도 빗물이 빠져나가는 속도보다 내가 달려서 바퀴가 밀어내는 물의 양이 더 많아지는 그 임계점(보통 100~110km/h)에 도달하면 무조건 배가 뜹니다. 비상 깜빡이를 켜고 평속보다 만이 최고의 VDC이자 자율주행 안전장치임을 당신의 100원짜리 동전과 맹세하시길 바랍니다.